2017년 3월 31일 금요일

명상원 마음수련의 경험과 사이비에 대한 생각


명상원에서 마음수련을 하겠다고 했다가 사이비에 빠졌냐고 가족들이 난리쳤을때가 3년전. 나는 어릴 때부터 주말마다 어머니를 따라 성당을 다녔다. 매주 일요일 마다. 4학년 쯤이였나, 세례를 받고 얼마안가서 그만두긴 했지만 어린 마음에 지옥이 무서워 천국가게 해달라고 열심히 빌었던 것 같다. 고해성사를 하는 방에서 사람들이 줄서있을 때 난 언제쯤 저기 갈수 있냐고, 저기서 하느님 만나냐고, 안에서 뭐하는지 참 궁금했던 것 같다.

세례를 받게 되었고 얼마 뒤에 고해성사 방에 들어가서 얘기를 했는데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뭔가 대단한 것을 기대하고 열심히 얘기했는데 실망해서 그만뒀던 것 같다. 한때는 또 기수련단체가 생긴 것을 보고 전단지를 받아와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뇌호흡 이라며… 거기엔 피라미드모양, 그 안에 눈모양 같은 것도 그려져 있으니 뭔가 신비로웠고 또래보다 어린 3명의 아이가 손끝으로 투시도 한다고 하니까 신기하고 가고 싶어 했었다. 그래서 눈감고 손끝에 종이를 대고 한참을 집중해서 보려고 했던 기억이ㅋㅋ 참 지금 생각해보면 웃음만 나온다ㅎ 순진하고 어렸었고 어릴 때부터 그런 쪽에 관심이 있었던 것 같다.

그 시기에는 사이비도 참 많았었다. 이 사이비 종교 라는 것이 사회가 급격히 발전할 때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아마 그랬던 것이 아니겠는가.
…음… 이런 내가 직장을 그만두고 장난 반 명상하러 여행 좀 다녀오겠다고 하니 난리치는게 당연…




사실 명상이란 것이 세계적으로 ‘문화’로서 자리잡은지 오래지만 한국에서는 ‘이상하고’, ‘사이비’스러운 느낌이 남아있다. 사실 이미 기독교나 천주교에서의 묵상이나 기도, 불교에서 하는 참선, 요가 등도 (크게는 춤 등 집단 의식까지) 명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것이 사회의 불안한 정서와 맞물려 자신의 정체성이 흔들릴 때 참선, 요가, 어떤 호흡에 집중한다거나 또는 마음 수련이라는 행위를 가지고 사이비 종교로 끌어들이는 집단들이 생기게 되었다.

다시 말해 그런 행위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삶의 개선이나 깨닮음이 아닌 신도들을 착취하고 사회에 악역향을 끼치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부정적인 인식이 사회 전반에 깔려있는 것이다. 어릴 적 종교도 해봤고 사이비 종교며 주변에서 이단에 빠진 사람들도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의심도 많고 그저 조그마한 과학적으로 또는 상식적으로 증명된 사실이 아니면, 또는 내가 겪어보지 않으면 믿지 않는 무신론자(또는 의심병 환자?)가 된 것 같다. 사이비 종교를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을 잊지 말고 기억해 두자.
(돈과 육체를 원하는 사이비 종교의 6가지 특징)

내 주변 또는 눈뜨고 마주치는 사람과의 관계보다 웹 상에서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의 주목을 끌어야 하고 관심을 받아야 하는 시대에 가만히 앉아 수련을 하고 마음이라는 것의 속을 들여다 보는 행위가 어쩌면 시대에 뒤떨어지고 낙오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명상’이라는 행위 자체만 놓고 봤을 때 실체가 전혀 복잡하지 않다. 세상에서 무슨 명상법이다, 호흡법이다, 기수련이다 해서 사이비가 넘쳐나는데, 제대로 몸 마음수련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에 더욱 신중하여야 할 것이다. 하다못해 혼자서 그저 가만히 앉아 바람소리 물소리등 온갖 세상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기울여 마음을 돌아보는 것이 차라리 나을지도.